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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생존법 (일자리 소멸, 사고력 지키기, 질문 주권)

by benefitplus 2026. 6. 9.

AI 시대 생존법
박태웅 녹서포럼의장 (출처ㅣ유튜브 세바시 캡쳐)

아이가 수학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다가 슬쩍 스마트폰을 꺼내는 장면,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저도 중1, 초5 두 아들을 키우면서 그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이게 단순한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 건 AI 관련 강연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일자리 구조가 바뀌고, 교육이 흔들리고, 뇌가 조용히 멈춰가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일자리 소멸: 청년이 먼저 무너지는 이유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일자리도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주가지수와 구인 건수 그래프가 수십 년간 거의 똑같이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2022년 11월 ChatGPT 출시 이후, 이 연동 관계가 깨졌습니다. 경기는 치솟는데 구인 건수는 반대로 꺾였습니다. 전문 용어로는 "일자리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잡리스 그로스란 경제 생산성은 오르지만 그에 비례하는 신규 고용이 발생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역사적으로는 자동화 초기 산업혁명 때도 관찰됐지만, 이번처럼 화이트칼라 영역까지 동시에 타격받는 사례는 전례가 없습니다.

더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면 충격적입니다. 인터넷이 8억 명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13년이 걸린 반면, ChatGPT는 같은 규모를 2년 반 만에 달성했습니다. AI의 성능 지표인 벤치마크(benchmark)도 계속 상향 돌파 중입니다. 여기서 벤치마크란 AI 모델의 능력을 인간 전문가 수준과 수치로 비교하는 표준 평가 기준을 말합니다. 최근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AI 모델이 10~15년 경력의 인간 전문가와 거의 대등한 성과를 냈습니다. 몇 달 안에 역전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피해가 청년에게 집중되는 구조는 제가 센터에서 직원을 채용하면서 직접 체감한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시니어 한 명이 주니어 두세 명을 끌고 일하는 게 기본 구조였습니다. 신입이 자리 잡는 데 2~3년이 걸리지만, 그 투자가 조직의 미래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AI가 주니어급 업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합니다. 회사 입장에선 베테랑 한 명과 AI를 조합하는 편이 비용 대비 효율이 훨씬 낫습니다. 지금 당장은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10년 뒤에는 10년 차 경력자가 씨가 마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부분 최적화(Local Optimization)가 전체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전형적인 패턴입니다(출처: 한국고용정보원).

사고력 지키기: 뇌가 순두부가 되지 않으려면

솔직히 처음엔 저도 AI를 쓸수록 일이 편해진다는 것만 느꼈습니다. 기획서 초안을 30분 만에 뽑고, 회의록 정리도 금방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스스로 초안을 잡으려 할 때 손이 느려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근거를 찾기 전에 AI에게 먼저 물어보는 습관이 생긴 겁니다. AI 안경처럼 착용형 기기가 본격 보급되면 이 문제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AI가 생각하고 사람의 몸이 지시를 따르는, 문자 그대로 '기계 팔' 구조입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이건 단순한 의존 문제가 아닙니다. 학습이란 뇌 안에 뉴런(neuron) 연결망을 새롭게 구축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뉴런 연결망이란 특정 개념이나 기술을 익힐 때 뇌세포 사이에 형성되는 신경 회로를 뜻합니다.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합니다. 헬스장에서 트레이너에게 쇠를 대신 들어달라고 하면 트레이너만 강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한국 최상위권 대학들에서 AI를 이용한 커닝 사태가 연달아 터진 것도 이 맥락에서 봐야 합니다. 학생들의 도덕성 문제만으로 읽히지 않습니다. 시험을 학습 점검 도구가 아니라 등급 분류 수단으로만 써온 주입식 암기 교육 시스템이, AI라는 변수 앞에서 한꺼번에 균열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제가 두 아들에게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원칙은 하나입니다. AI에게 정답을 묻기 전에,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어떤 질문부터 해야 할까?"를 먼저 스스로 적어보게 합니다. 처음엔 귀찮아했지만, 이 습관이 쌓이면서 틀린 문제를 마주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파고드는 힘이 생겼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한 변화입니다.

질문 주권: AI 시대에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마지막 경쟁력

일반적으로 AI를 잘 쓰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이 명제를 조금 다르게 봅니다. 정확히는 "좋은 질문을 설계하는 능력"이 경쟁력입니다. AI는 대규모 병렬 연산(Parallel Processing)으로 수만 가지 경우의 수를 순식간에 검토합니다. 여기서 병렬 연산이란 여러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순차적 사고와 달리 엄청난 처리 속도를 가집니다. 그 영역에서 인간이 경쟁하는 건 처음부터 무리입니다. 하지만 어떤 질문을 던질지 결정하는 것, 어떤 답이 유효한지 판단하는 것, 그 답을 맥락에 맞게 해석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입니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AI에게 정답이 아닌 "관련 질문 목록"을 먼저 요청하고, 그 질문들을 스스로 생각한 뒤 답을 확인한다.
  • 기획이나 업무에서 뼈대(중심 주장, 핵심 구조)는 반드시 스스로 잡은 뒤 AI를 검토 도구로 활용한다.
  • 하루 중 AI 없이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든다. 저는 매일 19층 계단 오르기처럼, 뇌도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쓰는 루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청년 일자리 문제처럼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는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합니다. 신안군의 태양광 연금처럼 공동체 자산에서 배당을 나누는 모델은 흥미롭지만,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산업과 규모가 전혀 다른 복잡계입니다. 저는 거창한 사회적 선언보다 지금 제 가계에서 실질적인 세후 수익률과 자산 방어 구조를 숫자로 검증하는 일이 더 현실적이라고 판단합니다. 다만, AI 윤리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관해서는 시민으로서 요구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AI의 의사결정 알고리즘과 윤리 원칙이 소수 기업의 영업 비밀로만 남아있는 현실은, 사회 전체의 리스크입니다(출처: OECD AI Policy Observatory).

AI가 인간의 인지 노동을 대체하는 속도는 앞으로도 줄지 않을 것입니다. 편리함은 진짜이고, 대가도 진짜입니다. 저는 두 아이에게 "AI를 잘 쓰는 사람"보다 "AI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라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매일 그 기준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AI 할아버지가 온다 해도, 스스로 질문하는 힘을 가진 사람은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또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youtu.be/o1xy66z46e4?si=9CmxVSTIvFT9b57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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