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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논쟁 (끝물 신호, PER 고평가, 분할 적립)

by benefitplus 2026. 5. 28.

AI 버블 논쟁
조셉 케네디 (출처ㅣ나무위키)

재테크 카페에서 밤새 글을 읽다 보면 꼭 두 부류의 댓글이 붙습니다. "지금 안 사면 평생 후회한다"는 쪽과 "곧 터진다, 현금이 답이다"는 쪽. 저도 그 댓글들을 번갈아 읽으며 삼성전자를 손절하고 하이닉스로 갈아탔던 사람입니다. 주식창을 새벽에 열어보며 식은땀을 흘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끝물 신호, 1929년과 2026년 사이

1929년, 구두를 닦던 조셉 케네디는 소년에게 주식 종목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케네디가 떠올린 건 종목 분석이 아니었습니다. "구두닦이 소년까지 주식을 권하는 시장이라면, 더 이상 살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그는 그날로 보유 주식을 전부 정리했고, 수개월 뒤 대공황이 덮쳤습니다.

이 일화가 지금도 회자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시장의 과열을 숫자보다 먼저 보여주는 건 종종 일상 속의 풍경이기 때문입니다. 2021년 국내 주식 계좌 개설 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을 때, 저도 처음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돌아보면 그게 저한테는 나름의 '끝물 신호'였는지도 모릅니다.

2026년 현재 미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99년 닷컴버블 직전 수준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PER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시장이 기업의 실제 이익 대비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밸류에이션 지표입니다. PER이 높다는 건 투자자들이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해 값을 이미 많이 올려놓았다는 의미입니다.

역사적 버블의 '끝물 신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비전문 대중의 시장 유입이 급증하고 주변에서 투자 권유가 잦아진다
  • PER 등 밸류에이션 지표가 역사적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 IPO(기업공개) 물량이 급증하며 신규 주식 공급이 폭발한다
  • "이번엔 다르다"는 서사가 미디어와 SNS를 장악한다

세 번째 항목의 IPO란 비상장 기업이 처음으로 주식을 공개 발행해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하는 절차입니다. 과거 버블 국면에서는 IPO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시장의 과열을 가속시켰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PER 고평가, AI 버블인가 AI 붐인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철도, 라디오, 인터넷은 버블이 터지기 전에도 이미 작동한다는 게 눈으로 확인된 기술이었습니다. 기차가 달리는 걸 봤고, 라디오 소리를 들었고,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챗봇 기반 AI는 다릅니다. 과연 현재 수준의 기술이 수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의 실질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조차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비관론 일색으로 결론 내리기도 어렵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실제로 막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영업이익이란 기업이 본업에서 벌어들인 순수 이익을 뜻하며, 매출에서 영업비용을 뺀 수치입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이 AI 관련 매출과 영업이익을 실제 숫자로 증명해내고 있다는 점은, 과거 닷컴버블 당시 수익 모델조차 없던 기업들의 주가 폭등과는 결이 다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S&P 500 지수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은 30배를 훌쩍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출처: Federal Reserve). CAPE Ratio란 단순 PER과 달리 10년치 평균 이익을 기준으로 현재 주가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 장기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데 쓰입니다. 이 지표가 35를 넘었던 건 1999년 닷컴버블이 유일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BTS' 팀원들과 포트폴리오를 리뷰하던 날, 누군가가 "그래도 엔비디아는 실제로 돈을 버잖아"라고 했을 때 반론을 선뜻 꺼내기가 어려웠습니다. 버블과 붐의 경계가 이렇게 모호한 구간에서 흑백 논리로 판단하는 건 위험합니다.

분할 적립, 관망과 참여 사이의 실전 전략

"아마추어 투자자라면 버블의 환호에서 빠져나와 관망하라(Sit out)"는 조언은 역사적으로 영리한 생존법입니다. 실제로 1990년대 말 폭등했던 아마존 주가는 닷컴버블 붕괴 이후 1달러 수준까지 곤두박질쳤고, 그 바닥에서 매수해 장기 보유한 투자자는 수천 배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조언을 문자 그대로 따르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버블 붕괴 시점을 아무도 정확히 모르고, 폭락의 공포가 정점일 때 실제로 주식을 담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사후편향으로 "그때 사면 됐잖아"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 시점에 살아있는 사람 대부분은 손을 못 썼습니다. 사후편향이란 결과를 알고 난 뒤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고 느끼는 인지 왜곡입니다.

그래서 저는 완전한 관망보다는 리스크 예산 중심의 분할 적립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리스크 예산이란 전체 자산 중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최대 비율을 미리 설정하고, 그 한도 안에서만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잉여현금흐름이 실제로 검증된 빅테크 핵심 자산에 한해 매달 소액씩 적립하되, 나머지는 달러와 금 중심의 안전 자산으로 방어벽을 먼저 쌓았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AI 관련 인프라 투자 급증이 단기적으로는 자산 가격 거품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출처: IMF). 맹목적인 낙관도, 공포에 기반한 전면 회피도 아닌, 데이터에 근거한 냉정한 자산 배분이 지금 이 구간에서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

투자도 결국 매일의 규율이 쌓이는 일입니다. 시장의 환호가 클수록 한 발 뒤에 서서 숫자를 들여다보는 습관. 저는 그게 버블의 역사가 반복해서 가르쳐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버블이 터진 뒤 찾아올 '바겐세일'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추격 매수가 아니라 유동성 확보와 포트폴리오 점검입니다. 어느 편이 옳은지는 결국 시간이 증명하겠지만, 그 답을 기다리는 동안 자산이 반토막 나지 않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 두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youtu.be/0AXfCQdZoyI?si=UGURmgHuE2aD4D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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