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을 내서 투자하면 더 빨리 부자가 될 것 같다는 생각, 정말 맞을까요? 몇 년 전 주변에서 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던 시절, 제가 직접 곁에서 목격한 장면은 정반대였습니다. 단기 수익 소문에 올라탔다가 레버리지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지인들을 보며, 저는 오히려 원칙의 힘을 더 깊이 믿게 됐습니다. 워런 버핏의 오랜 동료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모니시 파브라이가 강조하는 세 가지 투자 원칙을 정리하면서,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현실적인 시선도 함께 담아봤습니다.
레버리지가 왜 그렇게 위험한 걸까요
투자에서 레버리지(Leverage)란 쉽게 말해 빚을 이용해 투자 원금보다 더 큰 금액을 굴리는 방식입니다. 수익이 날 때는 배로 불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이 잠깐만 흔들려도 원금 전체가 날아갈 수 있다는 게 핵심 함정입니다.
제가 2020~2021년 투자 열풍을 곁에서 지켜봤을 때, 주변 지인 중 몇몇은 결혼 자금이나 전세 보증금을 담보로 '신용 융자'를 일으켜 뜨거운 종목에 뛰어들었습니다. 처음 몇 달은 수익률 인증 사진이 올라오더니, 2022년 시장이 꺾이자 연락이 뚝 끊겼습니다. 솔직히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역사적으로도 이 패턴은 반복됩니다. 워런 버핏은 1973~1974년 미국 증시 대폭락 당시, 레버리지를 쓰던 지인이 마진콜(Margin Call — 담보 부족으로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팔아버리는 것)을 맞아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주당 40달러에 팔아야 했다는 이야기를 직접 전한 바 있습니다. 그 주식은 현재 주당 70만 달러를 넘습니다. 레버리지 하나 때문에 수십 년치 복리를 통째로 날린 셈입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 관련 피해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출처: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신용 융자 잔액이 급감하는 시기에 반대매매 규모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숫자로도 그 위험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 레버리지는 수익을 증폭시키지만, 손실도 똑같이 증폭됩니다
- 마진콜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최악의 타이밍에 강제 매도를 유발합니다
-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빚 없이 꾸준히 모으는 것이 복리의 출발점입니다
요약: 레버리지는 단기 수익의 환상을 주지만, 시장 변동 한 번에 수십 년치 복리를 날릴 수 있는 가장 위험한 투자 습관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지수처럼 사라는 말, 어떻게 봐야 할까요
모니시 파브라이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에게 코스피 인덱스 대신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클래스 B 주식(BRKB)을 인덱스처럼 매수하라고 권합니다. 그 이유로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지나치게 쏠려 있어 실질적인 분산 효과가 약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수십 개의 자회사와 주식 포트폴리오, 그리고 막대한 현금을 함께 보유하고 있어 그 자체가 하나의 분산된 포트폴리오 역할을 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출처: Berkshire Hathaway 공식 사이트에 공개된 연례 보고서를 보면, 보험·에너지·철도·소비재 등 다양한 섹터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조언에 절반은 공감하고 절반은 가려 듣는 편입니다. 제가 직접 가계 재무를 관리해보니, 어떤 자산이든 '절대 팔지 말고 10년을 묻어두라'는 전략은 자금 회수 시점이 필요한 평범한 가정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아이 교육비, 주거 환경 변화, 갑작스러운 의료비처럼 예상치 못한 지출이 언제든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라는 개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적 해자란 경쟁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기업의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뜻하는 말로, 성 주변의 해자처럼 기업을 보호하는 방어막을 비유한 표현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오랫동안 강력하게 추천받는 이유도 바로 이 해자가 매우 넓고 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파브라이 본인도 인정했듯, S&P 500은 1965년부터 1982년까지 17년간 실질 수익률이 0에 가까웠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2020년대 중반도 비슷한 고평가 구간일 수 있다는 경고를 허투루 흘려듣기는 어렵습니다.
요약: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덱스 대안으로 보는 시각은 설득력이 있지만, 일반 가정의 유동성 필요를 고려해 내 자금 스케줄에 맞게 조율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내가 쓰는 제품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을까요
파브라이가 개인 투자자에게 제안하는 실전 접근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바로 자신이 직접 소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로서 제품의 품질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고, 이 점에서 개인 투자자가 기관 투자자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흥미롭습니다. 평소 자주 가는 카페나 마트에서 "이 브랜드는 왜 이렇게 줄이 길지?"라고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재무제표보다 먼저 기업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파브라이도 버거킹 와퍼의 레시피 변경 이후 매출이 한 분기 만에 10% 오른 사례를 직접 먹어보고 포착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개별 기업의 경쟁력 변화를 일일이 추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 아이 학교 일정과 야근이 겹치는 날에 기업 분석 리포트를 꼼꼼히 읽을 여유는 사실상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방법을 '단독 투자의 근거'로 삼기보다는, 관심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두고 기회가 생길 때 조금씩 공부하는 '관심 목록' 용도로 활용합니다.
파브라이가 터키 창고 임대 기업에서 시가총액 1,500만 달러짜리 기업을 8억 달러짜리 자산으로 평가해 수십 배 수익을 낸 것도 결국 '남들이 외면할 때 직접 발로 뛰어 가치를 확인한' 결과입니다. 이걸 '파이 카운터 전략'이라고도 부르는데, 진짜 기회는 매우 드물게 오고, 그때 과감하게 집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건 그 드문 기회를 포착하는 눈을 평소에 키워두는 것 아닐까요?
요약: 일상 속 소비 경험은 기관 투자자보다 앞선 정보 우위가 될 수 있지만, 이를 실제 투자로 연결하려면 꾸준한 공부와 현실적인 시간 배분이 함께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버크셔 해서웨이 B주(BRKB)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A.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 해외 주식 서비스에서 미국 주식 계좌를 개설하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BRKB를 직접 매수할 수 있습니다. A주(BRKA)는 주당 수억 원대라 개인 투자자에게 현실적이지 않지만, B주는 훨씬 저렴하게 접근 가능합니다. 환율 변동 리스크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Q. S&P 500 인덱스 펀드 대신 버크셔를 사야 하나요?
A. 파브라이는 현재 S&P 500의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기업 가치 비율)이 높아 향후 10년 수익률이 연 -2%~+2%에 머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하나의 시각이지 확정적인 예측이 아닙니다. 자신의 투자 기간과 자금 유동성 계획을 먼저 점검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신용 융자(레버리지 투자)는 절대 하면 안 되나요?
A. 금융감독원도 신용 융자를 이용한 투자는 원금 손실을 넘어 추가 부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시장 급락 시 마진콜로 강제 매도가 발생하면 손실을 확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 투자자들도 레버리지를 극도로 경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Q.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가 있는 기업은 어떻게 찾나요?
A. 브랜드 충성도(코카콜라, 애플), 네트워크 효과(마스터카드, 비자), 전환 비용(SAP, 오라클) 등이 대표적인 해자의 형태입니다. 10년 이상 꾸준히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하는 기업이라면 해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해자의 지속 여부는 산업 변화에 따라 달라지므로 주기적인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Q. 투자 초보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A. 파브라이와 버핏 모두 공통적으로 말하는 출발점은 '버는 것보다 적게 쓰는 것'입니다. 이것이 확보된 다음에 분산된 자산(인덱스 펀드 또는 버크셔 해서웨이 B주)으로 꾸준히 적립하는 것이 가장 검증된 방법입니다. 개별 종목은 그 이후에 천천히 공부해도 늦지 않습니다.
결론
결국 파브라이가 수십 년에 걸쳐 강조하는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레버리지를 멀리하고, 경제적 해자가 탄탄한 기업을 찾아 오래 보유하며, 자신이 이해하는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는 것입니다. 저는 이 원칙들을 이론이 아니라 일상에서 직접 부딪히며 확인해온 셈입니다.
다만 거장들의 조언을 그대로 복사하듯 따르는 것보다, 내 가계의 유동성과 자금 스케줄에 맞게 조율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출을 멀리하는 안전함은 확실히 취하되, 10년 이상 꼼짝 말고 묻어두라는 전략은 현실적인 가계 운용 관점에서 그 무게를 직접 따져봐야 합니다. 시장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내 삶의 흐름을 함께 고려하는 주체적인 투자 원칙 — 그게 결국 가장 오래가는 전략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