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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전쟁과 코스피(중동리스크, 유가전망, 투자전략)

by benefitplus 2026. 4. 5.

코스피가 6,000선을 넘던 날, 저는 수익률 170%짜리 종목을 들고 그냥 웃고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새 30% 넘게 빠졌습니다. 미-이란 전쟁이 터지면서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한 건데,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지수가 폭등했다가 다음 날 또 다른 한 마디에 폭락하는 장이 며칠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게 단순한 조정인지, 아니면 더 큰 흐름의 시작인지 따져봐야 할 시점입니다.

유가상승과 코스피

중동 리스크, 지금 어디까지 왔나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이 장중 105달러를 터치했습니다. WTI란 미국산 원유의 국제 기준 가격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방향을 읽는 핵심 지표입니다. 3월 이후 장중 105달러선을 넘어선 게 단 세 번뿐이었다는 사실만 봐도 지금이 얼마나 예외적인 국면인지 감이 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란 공습의 목표로 핵시설 제거와 강경파 정권 교체를 명확히 했습니다. 4월 7일까지 12개 항의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최후통첩도 내놨습니다. 어떻게 보면 답안지를 미리 공개한 셈인데, 시장이 이걸 '2주 안에 끝날 수 있다'는 긍정 신호로 읽은 게 어제 코스피 급등이었고, '2~3주간 폭격이 지속되면 원유 시설 파괴와 복구 지연으로 고유가가 장기화된다'는 우려가 오늘 급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가장 걸리는 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란 페르시아만의 원유를 전 세계로 내보내는 길목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이 항로를 통과합니다(출처: EIA(미국에너지정보청)). 이란이 이 해협을 봉쇄하거나 통행을 방해하면 글로벌 원유 공급에 직격탄이 됩니다. 트럼프가 "공격 종료 후 관련국이 공동 관리하라"고 한 건 결국 이 해협을 미국 주도로 통제하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정세에서 이란이 호르무즈를 순순히 열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트럼프가 자국산 원유를 사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 맥락에서 보면 꽤 계산된 수순입니다.

지금 시장이 주목해야 할 핵심 변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4월 7일 이란의 요구안 수용 여부
  •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향방
  • 페르시아만 원유 시설 피해 규모와 복구 일정
  • 미국 연준의 금리 방향 변화 가능성

 

유가 고공행진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분기에 2차 인플레이션 쇼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금리 인상과 인하 모두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내놨는데, 이건 중동 사태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PPI(생산자물가지수)란 기업이 원자재나 중간재를 구매할 때 치르는 가격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CPI)보다 먼저 움직이는 선행지표 역할을 합니다. 미국의 근원 PPI는 이미 3월 3.9%까지 올라왔고, 전쟁이 4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이 수치가 6월까지 계속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가 급등은 원유 그 자체뿐 아니라 나프타, 구리 등 거의 모든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저는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단기 낙관론이 조금 걱정됩니다. 1주일 안에 전쟁이 끝나든, 3개월을 더 끌든 유가가 쉽게 내려오기 어렵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원유 시설이 폭격으로 파괴되면 복구에 최소 4~6개월이 걸리고, 그 기간 동안 생산량을 정상화할 수 없습니다. 생산단가가 높아지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 실적이 꺾입니다. 이 순환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코스피도 하방 압력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다만 국내 상황이 다른 신흥국 대비 상대적으로 나은 건 사실입니다. 한국의 원유 비축량은 약 200일치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이고, 나프타, 헬륨 등 산업 소재 재고도 8개월치 이상이 확보돼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실제로 수출 지표를 보면 2025년 2~3월 기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00% 가까이 나왔습니다(출처: 한국무역협회). 펀더멘털(기업·경제의 기초 체력)이 살아있다는 점은 위안이 됩니다. 펀더멘털이란 기업의 실적, 수출 경쟁력, 재무구조 등 가격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기반을 뜻합니다.

 

지금 투자자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코스피 W자 반등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W자 반등이란 주가가 한 번 빠진 뒤 반등했다가 다시 한 번 저점을 확인하고 재상승하는 패턴으로, 바닥이 두 개 찍힌 뒤 올라간다는 의미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코스피 5,000선에서 두 번 저점이 형성됐고, 이전 저점보다 이번 저점이 높아졌습니다. 이 패턴대로라면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저도 코로나 때 뼈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폭락장에서 패닉셀로 주도주를 다 털었다가, 그 돈으로 코스피 인버스 ETF를 샀는데 양적완화로 시장이 폭등하면서 인버스는 폭락하고 팔았던 종목은 제 평단을 훌쩍 넘어가 있었습니다. 성급하게 움직인 대가를 제대로 치른 셈입니다. 지금 이 장에서 그 기억이 자꾸 떠오릅니다.

2차전지 섹터도 주목할 만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1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수 있지만, 테슬라와의 6조원 규모 공급 계약이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고, 유럽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 수입 규제 강화로 한국산 점유율이 올해 15~20%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고유가 장기화가 전기차·하이브리드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2차전지 배터리 섹터는 단기 변동성 속에서도 중장기 방향은 살아있다고 봅니다.

결국 지금 시장은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구간입니다. 당장 종전이 확인되기 전까지 뉴스 한 줄에 지수가 수십 포인트씩 튀는 장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장에서 가장 나쁜 선택은 공포에 몰려 전부 처분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 큰 손을 쓰는 것도 신중해야 하고요. 보유 종목의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다면, 흔들릴수록 오히려 기준을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mqZTIewu6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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