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고금리 시대 투자 전략 (자본의 중력, AI 소프트웨어)

by benefitplus 2026. 6. 18.

 

고금리 시대 투자 전략
캐빈워시 연방의장(출처ㅣ나무위키)

퇴근길에 재테크 카페를 열었다가 "국채 금리 5%, 주식 팔아야 하나요?"라는 글이 수십 개 쌓인 걸 보고 저도 잠깐 손이 멈췄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내려야 한다는 건 상식처럼 굳어 있는데, 정작 시장은 전고점을 계속 갱신하고 있으니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혼란의 핵심은 금리를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자본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구조적 힘으로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금리는 자본 시장의 중력이다

금리를 '자본 시장의 중력'이라고 표현한 워런 버핏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멋진 비유라고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두 아이 학원비 내면서 매달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다 보니, 이 비유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됐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왜 주가에 하방 압력이 생기는지, 구조를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란 결국 여러 자산군 중에서 고르는 행위입니다. 국채 금리가 5%라면, 나라가 보증하는 이 수익률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을 제시하지 못하는 자산은 매력을 잃게 됩니다. 여기서 PER(주가수익비율)이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들이 기업 이익 1원에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 PER이 압축되고, 결과적으로 주가가 내려가는 흐름이 '이론상' 나타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관찰해 보니, 지금은 이 공식이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국채 금리가 빠르게 치솟는 구간에는 분명 조정이 왔습니다. 실제로 올해 3월 말이 딱 그 시점이었고, 전 세계 주요 지수의 저점, 원달러 환율의 정점이 공교롭게 같은 시기에 겹쳤습니다. 그 이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맴돌기 시작하자, 투자 심리는 그 수준을 뉴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뉴노멀이란 과거의 기준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새로운 기준이 일상화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국채 금리가 높으면 금이나 코인처럼 자체적인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집니다. 반면 기업은 정기적으로 실적을 발표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가 역대급 이익을 쏟아내는 상황에서는 금리라는 중력을 뚫고 주식으로 돈이 몰릴 수 있습니다. 주식의 가격은 기업 이익에 심리(PER)를 곱한 함수인데, 이익이 폭발적으로 커지면 심리가 다소 수축하더라도 결괏값인 주가는 오를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환경은 언제든 트리거(방아쇠가 될 만한 외부 충격)가 발생했을 때 주가가 급락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습니다. 피난처가 명확히 존재하는 시장은, 그 피난처로의 이동이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출처: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지금 시장을 읽는 핵심 시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국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구간에는 주식 시장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안정되면 투자 심리는 이를 뉴노멀로 흡수한다
  • 자체 현금 흐름이 없는 금·코인은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 기업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 금리 상승의 하방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

하드웨어의 시대 이후, AI 소프트웨어로 레일을 바꾸다

저는 요즘 퇴근하면서 머릿속으로 자꾸 2009~2010년을 떠올립니다. 아이폰 3GS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 여의도보다 용인 처인구 공단 부근을 더 자주 돌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 경험과 겹쳤습니다. 그때 터치 필름, 고무 마개, 배터리 부품주가 쏟아지는 수익을 냈지만, 10년이 지나고 나서 진짜 돈을 번 건 구글이나 앱마켓 플랫폼 기업들이었습니다.

지금 AI 시장이 딱 그 초입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는 서버, GPU, 메모리 반도체, 전력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CAPEX(자본적 지출,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해 지금 대규모로 집행하는 설비 투자)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CAPEX란 기업이 미래 이익을 위해 현재 지출하는 설비·인프라 투자를 의미하는데, 이 비용이 지금처럼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에는 인프라를 공급하는 하드웨어 기업들이 먼저 수혜를 입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초기 부품주들이 결국 대부분 사라졌듯, AI 하드웨어 랠리의 수명이 어디까지인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엔비디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내년까지는 견조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이후는 다른 국면이 열릴 수 있습니다. 미국 S&P 500 기업들의 설비투자 합계가 2024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출처: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제가 지금 실제로 포트폴리오를 조금씩 바꾸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CAPEX가 폭발하는 시기가 지나고 나면, 그 인프라 위에서 실제로 유료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AI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기업들의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덜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확신이 아닙니다.

여기서 비판적으로 봐야 할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실제로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느냐, 즉 유저들의 실질 지불 용의(Willingness to Pay)가 증명되느냐는 아직 열린 질문입니다. 지불 용의란 소비자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실제로 돈을 낼 의향이 있는 최대 금액을 뜻합니다. 지금처럼 대부분의 AI 서비스를 무료로 쓰는 환경이 지속된다면, 인프라 투자 비용 대비 수익화는 더디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장기 보유가 무조건 옳다'는 시장 잔류 신화가 펀더멘털(기업의 실질 이익 창출 능력) 악화를 가리는 덮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BTS' 팀원들과 함께 하방 안전마진(하락 시 손실을 막아주는 가격적 여유 공간)을 수치로 확인하고, 내러티브의 관성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전환은 한꺼번에 하는 게 아니라, 매일 19층 계단을 묵묵히 오르듯 조금씩 체질을 바꾸는 과정입니다.

결국 고금리 환경에서 시장에 계속 머무는 이유는 단순한 낙관론이 아닙니다. 장기 역사에서 중간값 수익률이 가장 높은 자산이 주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되, 어떤 주식을 들고 있느냐를 끊임없이 점검하는 것이 진짜 투자자의 일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드웨어 권력이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길목을 지금부터 천천히 준비해 두는 것, 그게 지금 제가 내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판단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youtu.be/Z77GFm4GXW4?si=Ja8TRqA7ntyu7KXI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